Freindƨ in the living room, Feelux Lighting Museum
프린즈 인 더 리빙룸, 조명박물관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기념비들이 있다. 협업이란 이름 아래 눈부신 업적이 달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에서처럼 우리는 이제 적과 친구를 잘 구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어제의 적과 우리는 오늘 친구가 되어 서로 협력하는 관계에 놓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오늘 친구였지만 내일 적대적인 관계로 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관계의 차원을 떠나 협업은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또 우리가 여전히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과 더불어 집단지성, 소셜 미디어의 혁명적인 면들이 아직 유효하다.
빛과 어둠은 대립하는 존재로 보이지만 늘 같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속성처럼 우정이 형성되는 과정, 또 협력하고자 하는 약속 같은 발언이 내포하는 의미를 재설정해보면 어둠의 반대는 빛이 아니며, 빛의 반대가 어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2012년 5월 인터뷰에서
In the history of humanity, there are great monuments to reflect upon. Under the guise of collaboration, remarkable achievements may seem to have been accomplished, but in reality, it may not be so. As in George Orwell's Animal Farm, we find ourselves in a situation where we can no longer distinguish between friend and foe. Yesterday's foe may become today's friend, leading to a cooperative relationship, and vice versa, today's friend may turn into tomorrow's adversary. Nevertheless, beyond the complexities of such relationships, collaboration has achieved many successes. Furthermore, revolutionary aspects of collective intelligence and social media, alongside values we still cherish, remain relevant.
Light and darkness may appear as opposing entities, but they can coexist. By redefining the process of friendship formation and statements implying collaboration, akin to the concept of 'freindƨ' in George Orwell's Animal Farm, we realize that the opposite of darkness is not light, and the opposite of light is not darkness.
— From an interview in May 2012
2012년 겨울, Bang & Lee(방 & 리) 컬렉티브의 "Freindƨ in the living room" 프로젝트가 경기도 양주 조명박물관에서 열립니다.
George Orwell(조지 오웰)의 Animal Farm(동물농장)에 등장하는 "freindƨ(프린즈)" 개념을 바탕으로 전개된 설치는 동시대 예술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친구와 우정, 협업과 공존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동물들이 인간의 언어를 배울 때, 영어의 "friends"를 "freindƨ"로 쓰면서 철자 오류를 범하는 에피소드에 근거하여 복잡한 관계망과 미디어의 영향 아래 변화하는 우정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있습니다.
전시의 주제는 새로운 소통의 방식과 기술에 힘입어 발전한 사회의 긍정적인 측면 외에, 이에 따른 부작용과 역설적 상황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있는 거실이라는 공간은 일종의 딜레마를 내포하며 사적인 관계의 차원을 벗어나 소셜 미디어와 개인, 거대 기업과 사용자, 혹은 클라이언트와 네트워크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떠올리는 공간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허구적 상황과 실재가 겹치는 장소로서의 '거실'은 안락함과 프라이버시를 의미하는 공간을 전복시키고 있습니다.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폐쇄적인 한편 네트워크로 침투 가능한 전략적으로 열린 건축적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익명의 관람자들은 '친구'의 이름으로 등장해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참여자가 되어 설치 공간의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즉, 거실에 있는 친구들의 모습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타자의 시각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지켜보고 평가해야 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광섬유와 LED로 구성된 라이트 설치는 사운드와 연동되어 텍스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변적인 설치에서 중심이 되는 부분은 오래된 팝송 "Can't take my eyes off you"의 제목에서 온 것으로, 글이 시각화되면서 조명 자체가 되고, 또 조명에서 뿜어 나오는 빛은 메시지가 되어 소리와 함께 반짝이며 공간을 채우게 됩니다. 여기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이중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빛과 어둠이 대변하는 것의 양면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DIY 재료들과 함께 변형된 장식품과 산업화 된 사회가 낳은 대량생산품은 예술작품이 되고 건축과 디자인의 경계 사이에서 또 다른 설치로 거듭납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소비사회와 소셜 미디어의 현상을 비평적인 시각으로 보고 개인의 경험이 사회상을 반영하는 지점에서 혼재하는 기억의 장소로 관람자를 끌어들일 것입니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 "Freindƨ in the living room"의 빛나는 조명 앞에 가족, 친구와 함께 사랑과 우정에 대한 가치를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About the artist
Bang & Lee는 방자영과 이윤준으로 구성된 작가그룹으로 뉴 미디어, 디자인, 리서치 를 기반으로 한 설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퍼포먼스를 동반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빛과 영상, 사운드와 더불어 움직이는 키네틱 라이트, 만질 수 있는 세라믹 악기와 무대 등 뉴 미디어 아트 설치를 중심으로 가변적 스크린플레이(variable screenplay)에 의한 데이터 프로세싱과 앗상블라쥬, 실시간 비디오 모자이크 영상을 실험하며 여러 매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Bang & Lee는 독일 칼스루에 ZKM 미디어 아트센터,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 백남준 아트센터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고, 올해 인사미술공간에서 귀국 후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최근 미디어시티 서울과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In the winter of 2012, Bang & Lee's "Freindƨ in the living room" project was held at the Yangju Lighting Museum.
Inspired by the concept of "freindƨ" from George Orwell's Animal Farm, the installation unfolds the reinterpretation of friendship, collaboration, and coexistence, which have emerged not only in contemporary art but also as significant issues in society. Based on an episode in the novel where animals, while learning human language, mistakenly spell "friends" as "freindƨ," the installation explores the evolving meanings and values of friendship under complex networks and media influences.
The exhibition's theme encapsulates both the positive aspects of societal development driven by new forms of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and the accompanying paradoxes and side effects. The living room, a space where friends gather, embodies a dilemma, transcending the realm of personal relationships to evoke events occurring between social media and individuals, giant corporations and users, or clients and networks.
As a space where fictitious situations intersect with reality, the 'living room' overturns the notion of comfort and privacy. With the expansion of personal spaces into the public domain, it transforms into a strategically open architectural space permeable to networks. Anonymous spectators may find themselves becoming participants under the guise of 'friends,' unknowingly assuming the role of protagonists in the installation space. Thus, the presence of friends in the living room mirrors our self-image, which must be constantly observed and evaluated through the eyes of others as networks form.
The light installation, composed of fiber optics and LEDs, is synchronized with sound, displaying texts. The focal point of the variable installation derives from the title of the old pop song "Can't take my eyes off you" wherein the visualization of text transforms light itself, and the emitted light becomes a message, sparkling alongside sound to fill the space. The message conveyed can be interpreted with dual meanings depending on the viewer's perspective, highlighting the intersection where the duality of light and darkness converges. DIY materials, along with transformed decorations and mass-produced goods spawned by industrialized society, morph into artworks and evolve into another installation bridging the boundaries of architecture and design.
This exhibition critically examines contemporary consumer society and social media phenomena from an introspective perspective, drawing viewers into a space where memories mingle, reflecting individual experiences onto society. As December, marking the end of the year, approaches, why not revisit the values of love and friendship with family and friends in front of the radiant light of "Freindƨ in the living r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