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ective pixel

불량 화소
Year
2012, 2016
Genre
Installation, Time-based Media
Media
OLED, microscope lens, video camera, projection
Dimensions
Variable

섬네일 크기의 작은 스크린에 이미지 시퀀스가 60초 간격으로 반복된다. 이미지는 NASA의 ‘public domain’에서 임의로 수집된 사진들로 자유로운 사용과 변형이 가능한 소스들이다. 거대한 우주적 이미지들은 색을 표현하는 몇몇 작은 픽셀들로 줄어든다. 변형된 망원경 렌즈(modified telescope lens)는 작은 스크린 화면의 일부를 캡쳐하고,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확대되어 큰 화면으로 프로젝션 된다. 어쩌면 우주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도 어떤 특정한 관점과 시각을 바탕으로 재현되고 수정되는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 기록과 보존의 형태와 닮아있다. 작은 스크린의 성능은 우수하지 않으며 속성은 축소되어 대표적인 이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정보만 제공한다. 물론 확대된 큰 프로젝션 영상도 선명하지 않으며 실제와 현상을 바라보는 단편을 흐릿하게 보여줄 뿐, 몇 단계 테크놀로지를 거쳐 왜곡된 이미지를 투사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오래된 ‘관습적인 세팅’은 관점과 방향을 결정하는 태도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며 일종의 ‘불량 화소’와 같이 검은 화면 위 작은 픽셀처럼 불편하게 반짝인다. 마치 암흑 속 먼지와 같이 이미지의 ‘제작’ 과정에서 이러한 장치는 기본값(default setting: 자동으로 할당되는 설정)으로 존재한다.

Q. 이번 사비나미술관 전시에 출품된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섬네일 크기의 작은 스크린에 이미지 시퀀스가 60초 간격으로 반복된다. 이미지는 NASA의 ‘public domain’에서 임의로 수집된 사진들로 자유로운 사용과 변형이 가능한 소스들이다. 거대한 우주적 이미지들은 색을 표현하는 몇몇 작은 픽셀들로 줄어든다. 변형된 망원경 렌즈(modified telescope lens)는 작은 스크린 화면의 일부를 캡쳐하고,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확대되어 큰 화면으로 프로젝션 된다. 어쩌면 우주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도 어떤 특정한 관점과 시각을 바탕으로 재현되고 수정되는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 기록과 보존의 형태와 닮아있다. 작은 스크린의 성능은 우수하지 않으며 속성은 축소되어 대표적인 이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정보만 제공한다. 물론 확대된 큰 프로젝션 영상도 선명하지 않으며 실제와 현상을 바라보는 단편을 흐릿하게 보여줄 뿐, 몇 단계 테크놀로지를 거쳐 왜곡된 이미지를 투사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오래된 ‘관습적인 세팅’은 관점과 방향을 결정하는 태도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며 일종의 ‘불량 화소’와 같이 검은 화면 위 작은 픽셀처럼 불편하게 반짝인다. 마치 암흑 속 먼지와 같이 이미지의 ‘제작’ 과정에서 이러한 장치는 기본값(default setting: 자동으로 할당되는 설정)으로 존재한다. 이 작은 설치 ‘불량 화소(defective pixel)’는 오래전 제작 테스트가 이루어진 미발표작이다. OLED가 상용화되고 스마트 워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제품으로 등장할 당시, 새로운 기기를 해석하고 이에 맞는 주제와 개념에 따라 선택한 재료는 이미 낡고 오래된 기술이 되어 버렸다. 그리 오래 지나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이러한 장치들을 재가동 할 때, 그 사이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와 테크놀로지의의 발전, 소위 ‘진화’라 할 만한 현상을 역으로 추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웹을 포함한 미디어의 유동적인 속성 및 환경과도 연결하여 생각해 볼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Q. 웹과 모바일 기반에서 제작되는 콘텐츠는 갈수록 짧고 단순해지며, 압축된 형태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작품에 어떤 형태로 반영되었는가?

현대 사회의 실시간 정보의 배포, 공유와 반응은 어떤 ‘환원(reduction: 복잡한 현상을 보다 단순한 현상을 사용해서 설명하는 것)’적인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다량의 데이터와 정보를 소비하고 저장하며 공유하는 방식도 즉각적이며 초고속이다. 콘텐츠가 생산되고 제작, 혹은 재가공되어 퍼지는 속도는 ’실제(actual)’ 이벤트와 근접하다. 늘 일어나는 사건의 연속은 마치 ‘여기’ 항상 존재하는 것처럼, 스마트 시대 삶의 공기와도 같다. 웹을 통한 작품 프레젠테이션과 공유 형태의 경우에서도, 실제 전시장 환경이나 작업실 공간을 벗어나면 배포와 공유 가능한 콘텐츠 형태로 변형되어 OS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앱, SNS에 최적화된 속성과 환경에 따라 영상, 음향 소스도 이에 맞게 다시 제작되거나 2차 생산이 이루어진다. 일종의 허용된 규약에 따라 최종 결과물이 웹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링크되고 증식되는 셈이다. 이러한 조건은 단순하고 가벼운 데이터 값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대량으로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한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언어의 ‘축소/환원(reduction)’ 즉, 짧은 문장들과 주요 테마를 돋보이게 하는 단어들의 나열과 단순 조합, 키워드 등으로 이루어진 즉각적인 전달력을 위해 문법의 파괴나 표현의 제한이 따른다. 이 과정에서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추상화하고 사고하는 과정들도 축소되고 감소하며 제한되고 삭제된다.

스마트 시대, 인공지능, 융복합 IoT와 신경망처럼 연결된 네트워크 세상은 새로운 통신 및 디지털 기술로 더욱 쉽고 편리한 사람 사이의 연결과 접촉을 만들었지만 각종 센서 및 추적 기술, 빅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테크놀로지는 전지적 감시와 프라이버시에 관한 질문을 일으켜 왔다. 더 많은 이윤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마켓들은 첨단 기술과 기기를 바탕으로 등장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산업과 경제의 축을 이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인간다움’이나 ‘사람됨’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슈들이 등장하고, 최근 알파고의 경우에서도 앞선 질문들은 전제로 떠오른다. 작품 또한 어떤 특정한 분야와 기술에 집중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단순한 비평적 차원을 벗어나 콘텐츠라 명명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지 해석의 가능성을 동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현상을 목격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과정은 더욱 복잡한 종합적 분석 단계를 수반한다. 데이터가 방대해짐에 따라 신뢰도가 높아지고 오류가 줄어든다는 비례관계 설정은 역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사유로만 가능한 것들 - 철학적 사유, 창의성, 직관, 감성 - 그리고 인간성을 제거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제한된 언어와 이미지는 양적으로 확대되지만 결국은 더 많은 것을 숨기게 된다. 덮어쓰기와 새로 고치기를 무한 반복하는 가운데 정리되지 못하는 혼돈의 지식과 정보들은 늘어난다. 데이터의 압축이나 정보의 추출 과정에서, 어떤 가치들은 눌러지고 압착된 ‘에센스’에 가깝다기보다 필터를 통해 걸러진 일부 내용물이다. 무수한 정보와 데이터의 홍수에서 결국 뛰어난 개인이나 집단지성이라 할지라도 정보취합과 포괄적 분석 능력을 스스로 저하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일상에서 판단력 상실이나 사고마비와 같은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가 보는 것과 듣는 것, 감각하고 지각하는 내용은 정보와 데이터라는 유동적인 껍질로 포장된 알맹이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랙티브 설치’, ’뉴미디어’, 혹은 ‘융복합’이라는 장르로 분류되기도 하는 프로덕션 과정에서, 이러한 상황과 현상들을 분석하고 반영하는 주제를 담아 개념적인 형태로 풀어내고자 한다. 어떤 장르에 속하거나 장르 통섭적 예술 프로젝트로 귀속되기보다는 무언가 시도되지 않은 형태, 그리고 아직 실험 중인 개념과 연결된 작업으로 읽힐 수 있도록 약간의 장치를 하기도 한다. 아마 이런 시도와 테스트가 관객이나 방문자에게는 힌트를 주고 인터랙션이 일어나게 하는 순간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닐까.

Q. 본 전시의 출품작에 있어 관람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혹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미지를 이루는 최소한의 단위인 픽셀. 그리고 정보를 이루는 최소한의 데이터. 우리가 접하는 사물의 체계와 구성. 아주 작은 부분의 의미와 가치의 변화.

60sec ART
2016.05.21 ~ 07.10

불량 화소
OLED, 망원경 렌즈, 비디오 카메라, 프로젝션
2012, 2016
사진: 사비나미술관
60sec ART
2016.05.21 ~ 07.10

Defective pixel
OLED, microscope lens, video camera, projection
2012, 2016
Photo: SAVINA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