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g & Lee] Artist Note for the 7th Media City Seoul (2012)
2012. 9. 10
Artist Note
FAQ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구글로직(Googlogic)”2)이라고 부르는 구조를 표면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는 이것을 진화, 혹은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있다. 진화와 혁명은 영어로 쓸 때, 한 글자 차이지만 본질적으로 거의 반대에 가까운 의미일 것이다.3) 그렇지만 둘 다 – 지속적인 발전 과정과 극적인 전복 행위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 사회와 예술 창작에 변화를 가져왔다.
설치에서 두 대의 LED 모니터는 쌍을 이루고 있다. 한쪽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영상이 실시간 모자이크 비디오로 제너레이팅되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는 전체 이미지를 구성하는 인덱스 프로세스가 텍스트의 배열로 처리되어 화면에 나타난다. 구글이 제공한(powered by Google) 모자이크 이미지의 속성은 현재 웹 검색 방식에서 드러나는 데이터의 변형, 배포, 확산과 창작물의 고유성, 소유권, 저작권 범위 설정 등의 난해한 문제를 함축한다. 모자이크에 의해 생성된 텍스트들은 지금 우리가 쓰는 우스꽝스러운 픽션이며, 화면 위의 모든 것은 가변적이다. 집단적 기여와 공유를 바탕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는 정교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투명성(transparency)”, “개방성(openness)”, 그리고 “민주주의(democracy)”를 바탕으로 한 개념들은 또 다른 빅 브라더의 출현을 낳은 동시에 통제 불능의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진화이든, 혁명이든 우리는 이미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Lost in Translation
Lost in Translation은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될 때, 또 원문으로 다시 번역되는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적 이해 바탕의 차이 때문에 원래의 의미가 상실(loss)되는 상황을 빗대어 근원적인 소통의 어려움, 혹은 소통의 부재와 같은 문제에 대해 비평적 시각으로 접근한 내용을 담고 있다.4) 이는 언어에서뿐 아니라 어떤 매체에서 다른 매체으로 전달되거나 해석되는 과정 전반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볼 수 있다.5) 더불어 뉴 미디어 테크놀로지 차원에서 의미의 축소, 왜곡, 확대, 오해 등이 발생하는 부분을 함축한다.
설치는 여러 스크린이 나열된 형태를 띤다. 각 스크린은 구글 번역 API 버전2 를 통해 번역된 문장들을 보여준다.6) 번역 API와 연동하여 실시간 제너레이팅되는 텍스트와 사운드는 영어를 중심으로 한 번역 시스템의 문제점 및 오류 자체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구글의 통계적 기계 번역(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 알고리듬을 사용함으로써 이중적인 의미를 확대한다. 구글 번역은 주로 출발어(source language) 언어1→영어→도착어(target language) 언어2로 된 알고리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설치에서는 영어로 된 문장이 몇 단계 다국어번역 과정을 거쳐 원문으로 재번역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영어→언어1→언어2→언어3→언어4→언어5→영어로 번역되는 형태는 다시 번역되어 돌아오는 과정(round trip)이 나선형(spiral)을 만들면서 번역 과정의 부정확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서 번역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든다. 이와 함께 글자당 지급해야 하는 유료서비스의 총액 변화 영수증이 마지막 스크린을 통해 그래픽으로 나타난다. 표면적으로 번역의 부정확성과 오류를 드러냄으로써 기술적 한계와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가운데 기술과 권력의 역학관계에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이 반드시 상호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님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활동은 인류에게 문자를 발명하도록 자극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서로 소통하게 한 강력한 동기가 되었지만 지금 팽창하는 새로운 웹 경제와 같은 생태계에서 어떤 전략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을 제한해 자유로운 의사전달을 방해할 수도 있다. 여전히 소통은 자유롭지(free) 않으며 무료(free)가 아니다. 물론, 유료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구글이 표명하듯, 우리는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Revision History X
우리는 테크놀로지 혁명 세대이다. 테크놀로지는 권력이며, 동시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하는 동력이다. 역사를 통해 무수히 발생한 사건들에서 우리는 인류가 끊임없이 행해온 변경 내력(revision history)이 가진 힘을 발견한다. 지금은 정보의 홍수 때문에 역사 부인주의(negationism)에서 이루어진 테크닉과 같은 형식은 별 효과가 없다. 역사 쓰기의 주체는 바로 사람이다. 인류는 역사를 써왔고, 수정해왔으며, 다시 써 왔다. 정보와 통신기술의 장악력이 부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형태로 발전할 때, 역사적 사실과 기록은 쉽게 수정되거나 은폐된 경우가 있다. 특히 무한히 재생산되고 복사되며 급속도로 유포되는 인터넷의 정보들은 더 빈번히 왜곡되고 가차 없이 조작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사실 여부를 떠나 원본이건 수정본이건 웹에 한번 기록된 내용은 쉽게 지워지지 않으며 어딘가 백업 복사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저장되어 사라지지 않는 오류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가 개별적으로 오류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수정된 부분을 판단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새로운 것들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평생을 수많은 정보 속에 묻혀 지내기 때문에 그것들을 흡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또 “나”와 직접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면 역사 쓰기와 역사 부정의 행위들도 그저 지나치는 정보의 파편들일지도 모른다. 소셜 미디어가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하면서 변경 내력이 일어나는 상황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상태다. Revision History X는 변경 내력에 관한 해석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방 & 리,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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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on’t Be Evil”은 구글의 유명한 비공식 표어이자 모토이다. 구글 경영철학의 십계명 중, 6번째에 해당하는 내용인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는 이러한 뜻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2) 인터넷 정보 제공 회사인 알렉사에 따르면 전 세계 1위 웹사이트는 구글이다. 이것은 2012년의 보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아마 미래에 – 구글이 여전히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무언가를 검색한다는 뜻으로 확장된 구글하다, 혹은 구글링의 의미는 현대인의 일상에 깊이 스며든 것 같다.
3) Elisée Reclus (1891), Evolution and Revolution, London: W. Reeves, Seventh Edition. Anarchy Archives, 2012년 6월 22일, http://dwardmac.pitzer.edu/anarchist_archives/coldoffthepresses/evandrev.html
4) Urban Dictionary, 2012년 6월 22일, 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Lost%20In%20Translation
6) 구글 공식 코드 블로그에 “우리의 API 일부를 위한 봄 청소(Spring cleaning for some of our APIs)”라는 제목의 포스트가 올라와 있다. 2011년 5월에 발표한 후, 6월에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구글이 제공한 여러 API 서비스 중지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API 중 하나인 구글 번역 API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광범위한 남용에 따른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라고 한다. 구글은 번역 API 버전 1을 서비스 중지시킨 후, 버전2를 내놓고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The official Google Code blog, 2012년 1월7일, http://googlecode.blogspot.kr/2011/05/spring-cleaning-for-some-of-our-apis.html
FAQ
Q. “Don’t be evil.”1)
The project FAQ exposes a framework, which can be referred to as “Googlogic.”2) We ask the question whether this is evolution or revolution. R/evolution. They very closely resemble one another, but their meanings are almost opposite by definition.3) Both evolution, as a gradual development, and revolution, as a dramatic act of subversion, have brought profound changes in how information is applied to art and society.
The installation consists of two LED monitors that show mosaics and an index generated by data visualization. As a pair, while one creates a video mosaic that depicts animals including human beings, the other displays data processing of the tags created and ordered by the images. The direct and indirect method of creating this mosaic powered by Google implies abstruse ethical problems associated with organizing data, the transformation of original contents, wide-spread circulation, latent distribution on the Internet, as well as relevant questions on authenticity, ownership of contents, and addressing credit and copyright issues in contemporary art. The text generated by the mosaic video is a fiction – a comedy, and the computer-generated imagery on screen is variable, which is temporary. The network formed via collective contribution and shared information seems elaborate, but the concept of transparency, openness and democracy leads to the emergence of another “Big Brother” and becomes a situation totally out of control. Whether this process would undergo constant evolution or become a revolution in itself, we are already in a condition that is difficult to avoid.
Lost in Translation
This project based on a machine translation will demonstrate issues such as those in the most basic questions on the difficulties of communication, or its absence. It involves the literal meaning “when something is translated into another language, and sometimes translated back into the original language, and because of differences of the languages some of the original meaning is lost.”4) For this also happens “whenever someone re-does something in a new medium (for instance, a movie based on a book) and, due to differences between the mediums, some details and the original meaning are not present.”5) Lost in Translation strays back to the subject matter of reduction, distortion, expansion, and misunderstanding in translation as the feasibility for better communication in new media technology becomes absurd.
From the translation unfolds continuous utterance. The Google Translate API v2-aided translation6) process in several languages appears on multi-screens as a nonsensical stream of incomplete translation. Real-time generated text and sound in conjunction with the Translate API directly engage in the problem of the system and errors in English-based translation. More specifically, Google’s translation methodology is not based on grammar, but 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 It translates mainly from a source language to English, and then to a target language (L1→English→L2). The process has a first step to translate English to another language, and then a few more steps to other languages (English→L1→L2→L3→L4→L5→English). When translated back in the end, English to English via other languages maximizes the inaccuracy of translation when round-trip of translation makes a spiral pattern along the way. It multiplies by itself, and makes the context discernible and paradoxical. The provision of the paid service, the total sum of changing values, will appear as a receipt on the last screen. It reflects the difficulty of communication as a message on the surface, and as pointed out above, communication technology does not always enable an understanding of a broad range of mutual collaboration. Economic activity stimulated human beings to create languages, helped to develop technology and encouraged people to communicate with each other. However, some economic strategies could limit the potential of the technology, which might prevent free communication. Communication is not still free (as in freedom), nor free (meaning ‘no charge’). Of course, we can make some works without using a paid service, for example with the tool provided by Google, but we “do no evil” as is similarly stated on the page of in regard to their philosophy.
Revision History X
We are the generation of the technology revolution. Technology is power, and at the same time it becomes the power to write a new history. Through numerous events throughout the history of mankind, one can discover potent revisions that have been made. Today, there is not so much of an effect on the technique as is conducted in historical revisionism (negationism), which attempts to revise the past or control the present. The subject of historiography is a human being. Man has written, revised, and rewritten history. Whenever control over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incited human beings to desire for wealth and power, historical facts and evidence could be easily revised or concealed in some cases. In particular, the information on the web tends to change frequently, falsely represented, and relentlessly manipulated. It makes infinite reproduction. Likewise, whether the original materials or those revised ones posted on the Internet are reliable or not, the contents cannot be permanently deleted. They are already backed-up and stored somewhere, and thus, the revision of history retains memories of errors that will not disappear.
The problem is that we cannot individually identify mistakes in this revolutionary age of evolving information. Perhaps what we see is only a part. While judgment of history or other historical records may be corrected, it is likely that new forms of media and technologies will emerge. One does not have enough time to absorb the amount of information we are subject to. If historical revisions have no direct relation to the self, writing a new history or making historical revisions could include floating fragments of information from others. The impact of social media penetrates deep into everyday life makes the controversy indifferent. Revision History X intends to deliver a message that integrates our interpretation on this relevant subject and keeps asking what will happen later.
Bang & Le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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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on’t Be Evil” is the informal corporate of motto or slogan of Google. The sixth point of the ten things – the corporate philosophy of Google stated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2) According to the Internet information provider Alexa, the world top website is Google. This is based on the report in 2012, so probably in the future – whether Google would last or not – the result could be different from what it used to be. However, “google” means “search” for information about someone or something on the Internet, not only including the original meaning (use the Internet search engine Google), but also extending the definition as we adhere to it in daily life.
3) Elisée Reclus (1891), Evolution and Revolution, London: W. Reeves, Seventh Edition. Anarchy Archives, June 22, 2012, http://dwardmac.pitzer.edu/anarchist_archives/coldoffthepresses/evandrev.html
4) Urban Dictionary, June 22, 2012, 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Lost%20In%20Translation
6) Google posted “Spring cleaning for some of our APIs” on the official Google Code blog in May 2011, and updated the post on June 2011, by Adam Feldman, APIs Product Manager. Google announced the deprecation of several APIs. There is one of the most useful and valuable APIs, the Google Translate API replaced with the paid service due to “the substantial economic burden caused by extensive abuse.” The official Google Code blog, January 7, 2012, http://googlecode.blogspot.kr/2011/05/spring-cleaning-for-some-of-our-api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