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비평문] 파편화된 시퀀스의 재구성을 통해 질문하기

Scene#1. 프롤로그 예상했던 일이다. 쉽게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원고 마감일에 맞춰 원고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결국 마감일은 이틀 지났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요일 아침부터 텅 빈 사무실에 나와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깜빡깜빡 글감을 달라고 재촉하는 커서만 두 시간째 바라보고 있다.  오늘도 허탕을 칠 수는 없었다….

[과학자 에세이] 찰나의 순간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우리는 현재 인공지능이 가져다줄 미래에 대해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나 빠른 기술 발전 속도에 놀라며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다줄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것조차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은 가치 중립적인 면이 있다. 지적 호기심으로 연구하고 그 결과가 가져다주는 결과물에 희열을 느낀다. 과학자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술의 한계에 대해서도 알고…

[Scientist’s Essay] Two Eyes on the Future in a Split Second

We are living in an era of mixed expectations and concerns about the future brought by artificial intelligence. It’s an era of marveling at the incredibly rapid pace of technological advancement and struggling to predict the future that AI technology will usher in. Science and technology have a value-neutral aspect. Scientists pursue research out of…

Taichung: 2021 Asian Art Biennial

Installation view of BANG & LEE’s The Place That Has No Name, 2021, three-channel video with stereo sound system, wall text, drawing, 3D animation, 3D printed ceramic sculpture, and round table, dimensions variable, at “Phantasmapolis,”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 Taichung, 2021-22. Courtesy the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  “This bleak atmosphere is…

미디어 액티비즘, 여전히 ‘투명한’ 기술 사회

고윤정 (독립기획자, 이미단체 대표) 아무것도 없는 사막, 누구도 보이지 않는 그곳의 낯선 주택과 창고, 황야를 휩쓰는 것 같은 스산한 바람 소리… 전시장을 들어서면 영화 매드맥스에나 나올 법한, 인류가 멸망한 모습 이후의 세계처럼 낡고 거친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2020년 초반 ‘코로나’라는 팬데믹 위기가 시작된 이후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었고, 그 동안의 라이프스타일이 계속 변화하여 온…

영구–운동–사진

김해주독립 큐레이터 희곡 위비왕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말의 작가 알프레드 자리(1873-1907)의 마지막 작품은 쉬르말 (1902)이다. 이 소설에서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모두 함께 페달을 돌릴 수 있는 자전거에 타고 열차를 상대로 일 천 마일 경주를 벌인다. 이들은 모두 영구–운동–음식(perpetual–motion–food)’을 공급받아 마치 기계가 된 것처럼 끊임없이 페달을 돌린다. ‘기계–몸’의 사이클리스트들은  죽어가는 동안에도 페달을 멈추지 않는다. 이 소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