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housand Faces, Infinite Landscape

천 개의 얼굴, 끝없는 풍경
Year
2022
Genre
Text, Time-based Media
Media
3D animation, game engine, digital human creator
Dimensions
1080 × 1920, 1920x108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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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 보자.

시간을 되감는 효과. 정면 풀샷은 줌인 된다. 메마른 땅, 사막과 같은 황량한 풍경 가운데 작은 피사체가 서 있다. 점점 가까이 다가가며 화면을 채우는 것은 텅 빈 창고, 버려진 공장, 무너지기 직전의 파이어니어(Pioneer, 거친 땅을 일구는 개척자, 선구자라는 영어 단어).

끝없는 풍경, 그 시작과 끝은 동일한 장면이다. 운율이 중요시되는 시와 같이 반복에 의한 안정감을 주기 위해 게임 레벨의 풍경과는 다른 느낌의 속도와 텍스처로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눈을 사로잡는 매혹적이고 현란한 극사실적인 묘사나 효과는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먼지 같은 이미지와 흐린 테두리가 뭉개져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시각적으로 그려내야만 한다. 이미 재생된 기억을 다시 되감는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거꾸로 걸어가다 보면 여운과 잔상이 무언가를 보여줄지도 모른다. 복원해낼 수 없는 시뮬레이션이라도 분명 게임 속 그것과는 다른 것이기에.

rewind()

Let’s revisit this once more.

The effect of rewinding time becomes evident as the scene unfolds. A full-frontal shot zooms in, revealing a small figure standing amidst the desolation of the landscape—be it dry land or desert. Gradually, the screen fills with the imposing presence of an empty warehouse, an abandoned factory, a PIONEER teetering on the brink of collapse.

The landscape stretches endlessly, with the same scenes repeating at its beginning and end. This repetition is crucial, aiming to evoke a distinct sense of speed and texture, akin to the rhythmic cadence found in poetry. There’s no reliance on captivating hyperrealistic descriptions or flashy effects here; instead, the focus is on conveying stability through repetition.

Despite the presence of blurred images like dust and obscured edges, the viewer is compelled to visualize them. Memories, once played out, are rewound, revealing traces and remnants as we journey back into the past or step backward. Even as it simulates an irretrievable past, the artwork undeniably diverges from the confines of the game.

천 개의 얼굴, 끝없는 풍경
– 초원의 거인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펼쳐지는 내러티브 공간은 마치 게임 속 레벨과 같은 ‘땅’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휴먼이 등장하는 3D 애니메이션은 작품 자체를 설명해 주는 인물이 등장하는 메타픽션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천의 얼굴을 한 인물(배우, 캐릭터, 주인공)이 등장하는 3D 애니메이션과 황량하고 적막한 사막과 같은 장소를 그린 3D 애니메이션은 각 11분 2채널 영상으로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 개의 얼굴’을 상징하는 3D 애니메이션의 화자는 화면에 등장하는 아바타 캐릭터입니다. 화면에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목소리로 등장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게임을 설계하고 구축한 ‘월드 크리에이터’, 즉 게임 세계를 관장하는 현실 세계의 인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게임 속 환경을 바탕으로 가상 공간에서 과거에 일어난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이들의 대화는 약 10분 동안 이어집니다.

마치 기후 재난 이후의 삶이 펼쳐진 것 같은 황량하고 적막한 풍경을 배경으로 ‘J’ 캐릭터가 혼자 들판에 서 있고, 알 수 없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레벨 1이 시작됩니다. 목소리는 명확하게 사건을 구술하지 않지만 프리퀄처럼 다른 레벨로 진입하기 전에 일어난 스토리에 대해 들려주며 차별과 장벽, 테크노에이블리즘(techno ableism) 편견 등에 관한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대화를 이어 나갑니다. 저렴한 자연 파괴와 수탈, 채굴주의와 추출 자본주의는 현실 세계를 넘어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연결된 가상현실의 공간과 메타버스로 퍼져나가고 더는 채굴이 일어나지 않는 곳, 즉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곳은 가치 없는 황무지와 같이 폐허로 남겨집니다.

천 개의 얼굴과 끝없는 풍경은 인물과 배경의 상관관계를 통해 사건을 들려주는 요소와 영상 작품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가 됩니다. 게임 속 가상환경을 이야기하고,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대화하는 캐릭터는 언리얼엔진의 메타휴먼(MetaHuman), 캐릭터 크리에이터(Character Creator), 지브러쉬(Zbrush), 마뷸러스 디자이너(Marvelous Designer), 모션 캡처 등 3D 캐릭터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더욱 실감 나는 인물 표현을 보여줍니다. 감각적인 풍경과 라이팅, 파티클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풍경은 제너레이티브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 첨단 데이터 기술을 사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지금의 신기술과 미디어를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해 스스로 구축하는(building) 비판적 제작(critical making)과 재귀적 생산(recursive production) 방식으로 대안을 모색하며 실험을 이어 나가는 시도입니다.

A Thousand Faces, Infinite Landscape
– The Prairie Giant
The narrative space where new storytelling unfolds is set against a backdrop like a game level, with ‘land’ resembling a game environment. The 3D animation featuring digital humans has metafiction elements that include characters explaining the work itself. The 3D animations featuring characters with thousands of faces (actors, characters, protagonists) and depicting desolate and silent places like deserts are paired in two 11-minute, 2-channel videos.

The speaker representing A thousand faces in the 3D animation is an avatar character appearing on the screen. Although not directly visible on the screen, the character who appears with a voice is none other than the world creator who designed and built the game, a real-world figure overseeing the game world. Against the backdrop of a desolate and silent landscape that seems to depict life after climate disasters, the character ‘J’ stands alone in a field, and Level 1 of an unknown simulation game begins. The voice does not clearly articulate the events but narrates stories about what happened before entering other levels, resembling a prequel, and continues with metaphorical and indirect dialogues about discrimination, barriers, and techno-ableism prejudice. Inexpensive destruction and exploitation of nature, mining, extractions and extractive capitalism are spreading beyond the real world to the space and metaverse of virtual reality connected digitally and online. Places where mining no longer occurs, i.e., where transactions do not occur, become worthless wastelands, and together they are left in ruins.

A Thousand Faces and Infinite Landscape become devices that allow various interpretations of the elements that narrate events through the correlation between characters and backgrounds in the video works. Characters talking about virtual environments in games and events that actually happened in reality demonstrate more realistic character expressions using 3D character animation software such as Unreal Engine’s MetaHuman, Character Creator, ZBrush, Marvelous Designer, and motion capture. Sensory landscapes with lighting and particle animations were created using advanced data technologies such as generative algorithm programming, artificial intelligence, and machine learning. All of these processes are attempts to critically understand and reflect on current new technologies and media, seeking alternatives through critical making and recursive production methods, and continuing experiments.

천 개의 얼굴 – ‘J’와 목소리
11:11
1080 × 1920
MPEG-4, AAC, H.264
Stereo

끝없는 풍경 – 초원의 거인
11:11
1920×1080
MPEG-4, AAC, H.264
Stereo

*본 프로젝트는 〈나의 영토는 어디인가?〉 연작의 일부입니다.
A thousand faces – ‘J’ & the voice
11:11
1080 × 1920
MPEG-4, AAC, H.264
Stereo

Infinite landscape – The prairie giant
11:11
1920×1080
MPEG-4, AAC, H.264
Stereo

*This project is made from the series 'Where is my terri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