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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2021
Genre
Text, Time-based Media
Media
Three-channel 3D animation, poems on the wall
Dimensions
Variable, 04:04

테라 인코그니타, 폐허에서
- 시뮬레이션 게임: 우리가 기억을 소환할 때

Where is my territory? (나의 영토는 어디인가?) 시리즈로 제작되는 프로젝트는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주제 ‘테라 인코그니타(terra incognita: 라틴어로 미지의 땅, 알려지지 않은 영역, 미개척지 또는 미개척 분야란 의미)’를 바탕으로 복합적인 설치 형태와 영상이 펼쳐지는 공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빈 공간의 전면에는 동일한 크기의 프로젝션을 위한 임시 벽(가벽, 또는 파티션)이 세워져 있고, 화면에는 3D 애니메이션 영상이 재생됩니다. 넓은 파노라마 뷰를 보기에 적합한 화면은 몰입적인 공간을 연출하며 관객을 에워쌉니다. 전시 공간 가운데에는 다이어그램과 같은 도표와 지도가 그려져 있어 마치 게임판을 연상시키는 축소된 가이드처럼 관객의 동작과 행위를 유도합니다. 공간을 표시한 축소판 패널이 입구 쪽에 설치되어 있어 전체 뷰를 보기 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매뉴얼처럼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공간에 따른 가변 설치) 주변을 에워싸는 것(설치 공간; 주변 환경), 담는 것(컨테이너; 전시실의 오브제), 지도(바닥; 관객의 위치 및 시점)*는 단순한 파노라마 전경으로 담은 어떤 풍경만을 묘사하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 이미지와 공명하는 음향 효과는 파편(fragments)과 재현(representation)으로, 마치 오래전 사라진 기억의 퍼즐로 존재합니다. 프로젝션 영상은 3D 애니메이션으로 상상, 즉 가공된 ‘시뮬레이션’ 풍경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이들 장면 중 어느 것도 지정학적 패턴이나 구체적인 장소성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시야의 흐름을 따라가는 연속적인 시퀀스들의 순서는 광활한 황무지를 묘사하고 있으며, 외딴곳에서 위험에 처한 듯한 누군가의 상황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2년이 넘는 시간, 장르의 구분 없이 예술계 전반의 침체와 거리두기의 여파, 제조업의 몰락에서 파생된 위기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지난 몇 년간 대형 미디어 아트 설치와 이벤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으로 의문을 제기해 왔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숙제를 풀기 위해 나름의 질문을 던지며 창작 방식과 프로덕션, 제작 과정의 변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제조업 등 관련 산업과 기술 서비스 분야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예술활동은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의 확산 가운데 그간의 실천, 즉 프랙티스에 대해 전면적 제고가 필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전시 이벤트 후, 발생하는 부산물, 대형 폐기물, 재활용과 재사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들. 그런 반복되는 과정 가운데 ‘다시’ 지속하여 수행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서 있을 수 있는 곳, 예술이 자리할 수 있는 ‘토양’,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영역’의 가능성들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된 예술창작 행위와 수행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 – 땅, 즉 ‘테라(terra)’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역사를 통해 반복되는 패턴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탐색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이 패턴들은 자기 지시적인 동일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어떤 사건의 반복적인 등장과 해소의 과정을 통해 드러납니다. 작품 속 영상은 사건이 일어나는 풍경, 미지의 장소에서 출발합니다. 시간의 순서는 플래시백과 트랙백의 효과와 편집으로 뒤섞여 있습니다. 이곳은 정해지지 않은 장소, 딱히 어딘가를 떠올리게 하지도 않는 아무런 이름도 없는 그런 곳입니다.

전시 공간에서는 긴 파노라마를 펼친 듯, 화면 위로 드넓은 풍경과 나름의 스토리가 맞물리며 짧은 순간, 가상의 공간과 사건에 몰입되는 효과를 줍니다. (방역 지침 등 현실적인 고려사항을 간과할 수 없기에) 참여형 미디어 또는 인터랙티브 아트 요소가 돋보이는 형태의 설치 작품으로 제시하기보다 실감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공간 사운드와 배치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관객은 주위를 둘러싸는 듯한 장면들 때문에 ‘로딩’된 공간과 시간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연극적인 무대와 같은 설정으로 전체 설치 공간은 집단의 기억으로부터 파생된 지도가 펼쳐진 공간을 연출합니다. 이것은 두 개의 장소, 즉 현실 세계의 실제 모습과 가상공간(실재 인물과 전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 인간들이 등장하는 장소)에서 우리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추출한 (픽션) 요소들의 집합으로 구축된 공간을 넘나듭니다. 빈 곳은 끝없이 반복되는 공허한 풍경을 화면 위로 띄웁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장면들이 점차 몰입적인 환경을 연출하면 이제 분할된 두 공간(게임 속 공간 같은 화면과 화면을 마주한 물리적인 프로젝션 공간) 사이가 연결됩니다. 시작과 끝을 식별할 수 없는 장면의 루핑 영상은 끝없이 반복되는 행위를 보여줍니다. 황량한 길 위 렌터카를 타고 달리는 장면처럼 헛되고 고된 여정(Sisyphean journey)이 이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일련의 복잡한 사건들이 무엇이었는지 추측하며 탐색하는 동안, 관객의 머릿속에는 이와 비슷한 사건들의 행렬(parade)이 스치며 지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시뮬레이션 시퀀스는 사실적으로 묘사되지만, 게임 세계의 분할된 장소가 무한대로 보이게 하는 장치처럼 실제 로케이션은 관객이 알아차릴 수 없도록 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이곳은 이름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서스펜스 장면 연출에서처럼, 위기를 고조시키는 영상 속 풍경은 모호한 사운드와 효과음, 저음의 떨림과 함께 3인칭 시점을 추적합니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오버래핑된 장면들의 구성과 전환은 삶의 지속성과 덧없음을 동시에 상기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어쩌면 하찮고 일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시킵니다.

작가노트, 2021

*an enclosure (installation space; surroundings), a vessel (container; objects in the exhibition room), a map (floor; viewer’s position and perspective)

Terra Incognita, in Ruins
- Simulation Game: When We Recall Memories

The project titled "Where is my territory?" is based on the long-explored theme of "terra incognita" and unfolds a complex installation format with visuals. At the forefront of the empty space, temporary walls (partitions) of the same size for projection are erected, and 3D animated videos are displayed on the screens. The wide panoramic view creates an immersive space, enclosing the audience. In the center of the exhibition space, diagrams, maps, and guides reminiscent of a game board are drawn, guiding the audience's actions and behaviors. Miniature panels depicting the space may be arranged like a manual for previewing the overall view before entering. The surrounding environment, containers within the exhibition room, and the floor indicating the viewer's position and perspective, do not merely depict landscapes but are fragmented and represented through simulation images and resonating sound effects. These fragments exist like pieces of a puzzle of long-lost memories. The projected images are simulated landscape images processed through 3D animation, without revealing any specific geographical patterns or concrete locations. The sequential scenes following the flow of vision describe vast wastelands, implicitly suggesting situations of someone in peril in remote places. The story begins this way.

Following an unprecedented pandemic lasting over two years, accompanied by a general stagnation in the arts sector regardless of genre and the aftermath of social distancing, a crisis derived from the collapse of manufacturing continues. We have been skeptical of the sustainability of large media art installations and events over the past few years, and have raised questions about our own creative process and the changes in production methods to tackle unsolvable tasks. The art activities that were solely dependent on related industries and technical services are now calling for a comprehensive improvement in practices amidst the proliferation of social distancing and remote culture. After exhibition events, waste, large-scale disposables, and unrecyclable trash are generated. Amidst such repeated processes, we began to contemplate possibilities for 'continuing' amidst changes in artistic creation and performance methods. Returning to the concept of 'terra,' or land, we noticed recurring patterns in history and began exploring their meanings. In the artwork, these patterns are revealed through the repetitive occurrence and resolution of events based on the same instructive story. The video images in the work start from landscapes where events occur in unknown places. The sequence of time is mixed up with flashback and trackback effects and editing. This place is an undefined space, without any specific name or association.

In the exhibition space, as if unfolding a long panorama, the entire installation space combines vast landscapes and its own story, creating an immersive effect where the audience is momentarily immersed in virtual space and events. Rather than presenting in the form of installation works with prominent participatory media or interactive art elements (due to considerations such as epidemic guidelines), it demonstrates a realistic experience through spatial sound and arrangement. Due to scenes surrounding them, the audience enters a 'loaded' space and time. The entire installation space, resembling a theatrical stage, presents a space where maps derived from collective memory are unfolded. It transcends two spaces: the actual appearance of the real world and a virtual space (a place where virtual humans appear indistinguishable from real individuals) constructed from elements (fiction) extracted from our own memories. The empty space floats endless barren landscapes onto the screen. As scenes that fill the field of view gradually create an immersive environment, the divided two spaces (such as the game space-like screen and the physical projection space facing the screen) are connected. The looping video scenes with indistinguishable beginnings and ends depict endlessly repeating actions. The futile and arduous journey, like driving a rental car on a desolate road, continues. As one speculates and explores the series of complex events that led to this situation, a parade of similar events may pass through the audience's mind. While the simulation sequences are realistically depicted, the actual locations are hidden from the audience, making the game world's divided spaces seem infinite. And yet, this place remains nameless. As in typical suspense scene setups, the landscapes in the video intensifying the crisis are tracked from a third-person perspective with ambiguous sounds, effects, and low vibrations. The composition and transitions of scenes overlapped with memories and experiences intend to evoke both the continuity and transience of life. It also reminds us of the preciousness of everyday life that we earnestly desire.

Artist Not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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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채널 영상 프로젝션 (4분 4초), 스테레오 사운드, 월텍스트

2021 경기 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 生生化化 《seeState(between);》
이미지 제공: 작가 및 화이트블럭

*본 프로젝트는 〈나의 영토는 어디인가?〉 연작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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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e-channel video/sound installation with projectors (04:04), stereo sound, wall text

2021 Gyeonggi Visual Art Exhibition 'seeState(between);'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t Center White Block

*This project is made from the series 'Where is my terri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