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샤인 Eyeshine

사진: 2023 AVS 내추럴 레플리카 전시, 아이샤인 작품 설치 전경
주최 및 주관: 수림문화재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인간 고유의 능력과 감각, 창의성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인공지능은 마치 ‘예언자’와 같다. 하지만 누구도 아직 인공지능이 가져올 영향력과 결과를 알 수 없다.

아이샤인Eyeshine은 디지털 휴먼 캐릭터가 등장하는 2채널 3D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설치이다. 완벽한 오토파일럿 기술이 장착된 자율주행차와 뉴로모픽 공학Neuromorphic Engineering에서 다루는 스파이킹 신경망Spiking Neural Networks, SNN이벤트 카메라Event Camera 장치의 시뮬레이션을 둘러싼 이야기는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된 전시공간은 내부 공간을 라이브로 송출하는 외벽 프로젝션과 인공지능 캐릭터 사이 대화가 이루어지는 은밀한 내부 공간을 연결한다.

박종길 박사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뉴로모픽 공학 분야에서 자가학습과 스파이킹 신경망을 연구하고 있다. 방앤리는 박종길 박사와 함께 인공뇌융합 분야의 현재로부터 곧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직면할 상황을 그려보고, 향후 중장기 연작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특히 스파이킹 신경망 원리로 작동하는 대표적인 장치인 이벤트 카메라의 작동 원리와 애플리케이션을 해석하여 여러 가능성을 예측해 보고 상상하면서 초연결 시대, 컴퓨터 비전이 본 ‘이벤트event‘를 하나의 ‘장면scene‘으로 구성한다. 

먼저 인공지능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픽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의 판단과 그 영향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게임 엔진과 디지털 휴먼 크리에이터 소프트웨어 제작 도구로 탄생한 가상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3D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는 인간의 뇌를 닮은 인공지능의 미래와 그 능력을 검증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벤트 카메라가 감지한 순간을 묘사하는 플롯은 ‘AI 예언자AI Prophet‘와 ‘AI 에이전트AI Agent‘ 캐릭터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인공지능 서비스인 AI 예언자는 전면 3D 애니메이션으로 프로젝션 된다. 시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사건•사고의 조사를 대리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인 AI 에이전트는 모니터링 화면을 조작하는 목소리로 들린다.

두 인물의 대화는 어떤 예기치 않은 사건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한 장애물에 부딪힌 상황을 암시한다. 그 장애물은 미래에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동물이며, 제한된 학습으로 해당 동물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AI 예언자는 사물을 정확히 인식할 수 없었기에 ‘우발적 사건accidental event‘, 즉 ‘사고accident‘로 이어진 경위를 담담한 어조로 진술한다. AI 에이전트는 초당 10,000프레임(fps) 이상의 장면을 구현하는 기술의 정확성과 판단에 오류나 실수가 없었는지 이벤트 카메라가 담은 화면을 검증하는 조사가 곧 이루어질 것을 알려준다.

관객은 가상의 복고풍 거실처럼 꾸며진 설치 공간에서 두 인물의 대화를 따라가며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의 인지-판단-제어 예측이 불러오는 여러 잠재적 요소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마주치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것의 연쇄반응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상황을 현실의 시나리오에 대입할 수 있다. 허구적  사건이지만 이러한 상상은 경험적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며 사실적인 묘사와 표현으로 관객을 설득한다. 우리는 고도의 자율성을 갖춘 인공지능의 출현을 예측하는 가운데, 도구로써 자리한 인공지능 기술의 사용과 그것이 불러올 파급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간의 감각기관이 인지하지 못하는 시공간의 ‘사건’을 ‘자연’의 방식으로 재현해 내는 해당 기술은 우리의 눈이 놓친 것을 재생해 과거의 시간, 즉 기록된 현재를 보여주는 혁신적 비전이다.

기술에 의존하는 것의 한계와 잠재적 위험성, 인공지능의 딜레마와 윤리 문제가 포괄적인 관점으로 제시되는 작품의 주제는 인공지능의 법적, 윤리적 기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자율주행과 같은 현실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 찰나의 순간, 인공지능의 의사결정과 판단은 소량의 빛의 패턴으로 화면에 스쳐 지나가지만 보이지 않는 ‘눈 너머의 눈’이 시사하는 바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아이샤인Eyeshine은 과학기술의 혁신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법적 제도와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 이러한 변화가 불러올 영향에 대한 공동체적 질문과 인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2023.02.06 방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