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비평문] 파편화된 시퀀스의 재구성을 통해 질문하기

Scene#1. 프롤로그 예상했던 일이다. 쉽게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원고 마감일에 맞춰 원고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결국 마감일은 이틀 지났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요일 아침부터 텅 빈 사무실에 나와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깜빡깜빡 글감을 달라고 재촉하는 커서만 두 시간째 바라보고 있다.  오늘도 허탕을 칠 수는 없었다….

Taichung: 2021 Asian Art Biennial

Installation view of BANG & LEE’s The Place That Has No Name, 2021, three-channel video with stereo sound system, wall text, drawing, 3D animation, 3D printed ceramic sculpture, and round table, dimensions variable, at “Phantasmapolis,”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 Taichung, 2021-22. Courtesy the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  “This bleak atmosphere is…

미디어 액티비즘, 여전히 ‘투명한’ 기술 사회

고윤정 (독립기획자, 이미단체 대표) 아무것도 없는 사막, 누구도 보이지 않는 그곳의 낯선 주택과 창고, 황야를 휩쓰는 것 같은 스산한 바람 소리… 전시장을 들어서면 영화 매드맥스에나 나올 법한, 인류가 멸망한 모습 이후의 세계처럼 낡고 거친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2020년 초반 ‘코로나’라는 팬데믹 위기가 시작된 이후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었고, 그 동안의 라이프스타일이 계속 변화하여 온…

방앤리, 미디어와 기술진보의 이면진보의 이면

서진석 / 독립기획자jinloop@hanmail.net2019-09-01 듀오로 활동하는 방앤리(방자영, 이윤준)의 작품은 설치와 뉴미디어 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터랙티브 아트나 테크놀로지 중심의 미디어 아트와는 구별되는 다양한 실험들을 보여준다. 미디어 아트의 개념적인 특성에 충실하면서도 비평적 관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동시대적 질문과 연결되어 있고 뉴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중심을 관통하는 주제는 흥미로운 해석을 끌어낸다. 기술의 진보와 사회 변화, 미디어에 노출된 개인의 삶, 네트워크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해리1), 예술가 되기(becoming-artist)를 연습하다.

신보슬토탈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Scene 1. 어떤 오해- 방앤리의 작업은 어렵고, 불친절하다. 관객은 종종 방앤리의 작업 앞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읽어야 하는지 난감해 한다. 자연스레 작품이 어렵고 뭔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한다. 사실이다. 방앤리의 작업에는 현대사회는 물론 세계사에 대한 엄청난 레퍼런스들이 있다. 그뿐이 아니다. 소위 미디어아티스트이기에 꽤 복잡한 프로그래밍과 기술적인 언어들도 난무한다. 이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