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na Tour — Machine
아레나 투어 — 기계아레나 투어 — 기계 설치를 위한 드로잉
드로잉에 관하여
총 4점의 아레나 투어 — 기계 설치를 위한 드로잉은 전시장의 위치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설치 공간의 셋업과 장치를 포함한기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 설치에 필요한 장치의 주요 부분인 카메라와 모니터 세트, 장비 연결 방식 등 전체적인 배치를 그린 것이다. 드로잉에 코멘트처럼 쓰인 몇몇 개념적인 단어들은 개별적인 설치 오브젝트의 제목을 뜻하거나 아레나 투어 시리즈 전체의 주제에서 일부 강조하기 위한 표현들이다. 드로잉은 설치를 위한 스케치이면서 도면과 같은 배치도로 아주 세밀한 기술적 계획도는 아니지만 여러 장치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장비를 구성하고 있는지 표시하고 있다.
‘아레나 투어 – 기계’ 설치의 기술적 셋업과 장치들
아레나 투어 설치 프로젝트는 동물, 기계, 인간으로 연결된 총 삼부작이다. 이 가운데 ‘기계’는 움직이는 것(애니메이션)과 상호작용(휴먼 인터랙션) 사이에 놓인다. 설치 공간에는 총 3세트로 구성된 삼각 구조의 라이브 비디오 카메라가 각각 쌍으로 조를 이루고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세트의 카메라들이 캡처한 라이브 뷰는 조명 삼각대에 세로로 마운트 된 모니터를 통해 출력된다. 기본적으로 마주한 카메라가 포착한 실시간 장면, 그 장면의 모니터 촬영 뷰, 그리고 비디오 영상 분배기를 통해 다음 장면으로 전환되며 뿌려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서로 마주 보고 이웃한 장면들은 무한 피드백 영상을 만들어낸다. 피드백은 다시 분배기를 통해다음 모니터로 뿌려지는데 마주 본 카메라들이 서로 캡처하는 영상의 이중 구조는 각기 다른 설치 공간 내외부를 향한 카메라의 각도와 거리 때문에 삼중으로 연결되어 전환된다. 일종의 피드백-트랜지션 효과를 확대 생산하는 3개의 카메라와 모니터 세트는 각각 세트 1, 2, 3으로 지정된다. 이 개별적인 세트는 스토리 A, B, C와 짝을 이루는데 A에서 B로, B에서 C로, 다시 C에서 A로 넘어가는 A→B→C→A 구성이다. 기계적 장치가 나름의 세트를 상징하는 번호로 정해진 것이지만 반복 순환 구조에서 영상의 피드백 순서는 정해지지 않는다.
피드백 영상과 프랙탈 구조
장치 설치와 기술적인 면에서 전체적인 셋업은 임의로 지정된 공간에서 가변 설치되고 피드백 설정과 반복 재생, 즉 무한 루프 프레임에서 작동한다. 무한 거울 이미지처럼 마주한 것 사이를 찍어내면서 이미지들은 시간의 겹 뒤로 지연된다. 지연된 이미지 효과 영상은 서로 이웃한 비스듬한 카메라의 각에서 다시 반사되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무한 거울 이미지가 또 다른 무한 거울 이미지 안으로 중첩되고, 3개의 다른 앵글을 통해 또 다른 영상 스토리를 재생한다. 이 삼중의 순환 고리는 라이브 환경에서 조금씩 비켜 빠져나가며 유사한 영상들을 지속하여 생성한다. 비주얼 이미지의 재생 과정에서 시작과 끝을 반복하는 것을 일종의 원형을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무한 루프에 빠진 불완전한 피드백의 재생 과정은 원을 그려나가는 끝점이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지 않고 약간 비켜난 상태로 다른 레이어의 원을 그리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나선형 구조는 아레나 투어 설치의 중심이다. 끝없이 반복되지만, 결코 동일하지 않은 것.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무한 반복되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끝의 시작인 점을 마주하는 순간이 밀려나고 다시 떠오른다. 라이브 촬영과 뷰를 통해 생성되고 재생되는 화면 위의 모든 이미지들은 ‘아레나’를 해석한 여러 층위의 프랙탈 개념을 드러내며 반사, 자기 복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여기서 장면의 트랜지션 효과는 다른 시간으로 단순히 이행하는 전환 장면에 그치지 않는다. 또한, 설치 장소에서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이미지들과 행위들은 기록되지 않는다. 저장 장소가 없기에 화면의 영상은 실시간 재생된 동시에 사라진다. 생성된 이미지의 편집, 녹화, 저장의 과정이 없음으로 덮어쓰기와 삭제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변적 공간의 변화하는 거리(distance), 관객 개입에 의해 생성되는 가변적 영상
복잡한 구조와 프레임 안에 갇힌 설치 공간에서 기계는 ‘자동 러닝’하지만 최소한의 물리적인 개입, 즉 인터랙션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부분이 있다. 이 좁은 아레나의 공간에서 기계들 사이 우리는 각자 서 있는 위치를 나름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 렌즈 밖으로 이동하여 멀리 떨어진 관람자가 되거나 내부 공간의 피드백 이미지로 들어올 수 있다. 어느 위치에 서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실시간 장면에서 스스로 거리를 좁히고 넓히면서, 혹은 다른 위치로 이동하면서 캡처된 이미지로 화면에 등장하고 사라진다. 찰나의 시간, 우리가 결정한 위치는 실시간 생성되는 이미지로 화면 위에 나타나고 2차 생산되어 흩어지며 곧 완전히 사라진다. 이 ‘끼어듦’에 가까운 관객 참여형 설치의 셋업은 무한 루프의 끊임없는 반복이 일어나는 ‘아레나’로 설정된 공간의 내외부를 넘나들며 파악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영구-운둥-사진
김해주
독립 큐레이터
희곡 위비왕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말의 작가 알프레드 자리(1873-1907)의 마지막 작품은 쉬르말
방 & 리의 신작
작품의 제목인
이 작업을 위한 두 작가의 노트에는 ‘바퀴달린 혁명’에 대한 글이 등장한다. 혁명(Revolution)의 어원이 ‘회전하다’, ‘굴리다’를 뜻하는 라틴어에 ‘다시’라는 접두사가 더해져 ‘한 바퀴 굴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말을 시작으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더한다. “역사의 기관차, 혁명에는 바퀴가 달려있다. 바퀴는 정교한 장치로 맞물려 있고 무수한 톱니(gear)들과 서로 엮여 있다. 발전기(generator)와 전동기(motor)는 속도를 내면서 바퀴를 굴린다. 어느 순간 계속 회전하며 전진하는 힘은 우리를 앞으로 가게 하지만 노선이 변경되기 전까지 이 속도와 굴레 안에서 정지하지 못한다.” 거대한 혁명은 세상을 선형적으로 전진하게 이끄는 것 같지만, 실은 하나의 노선 안에서 회전 한다는 것이다.
과거 알프레드 자리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영구적인 움직임과 회전은 20세기의 학자들이나 예술가들을 통해 자본주의의 공회전과 과부하로 인한 폭발의 예감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것의 결과로서 드러나는 시대에 우리가 서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커지는 요즈음이다. 절망과 기대가 교차하는 2016년의 서울은 역사의 비극이 마치 프랙탈처럼, 또는 회전하는 운동처럼 짧은 주기와 긴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무한 루프의 세계인 이
Perpetual-Motion-Picture
KIM Haeju
Independent Curator
The last work of a surrealist playwright Alfred Jarry (1873-1907), best known for his play Ubu Roi (1896), is Supermale (1902). This novel tells a story of five persons who are riding 1,000 miles on the five-man bicycle, having a race with a locomotive. Powered by a “perpetual-motion-food”, they keep dealing as if they were a machine. These ‘machine-body’ cyclists never stop pedaling even at the moment of dying. The author of this novel was also the founder of “Pataphysics.” As a parody of metaphysic, it refers to a mysterious pseudo-science: a science dealing with the phenomena outside of the world of metaphysics, a science of imaginary solutions, discussing imaginary space and imaginary technology. In a word, it is an ‘irrational’ science, which seems similar to how artists generally work and experiment.
Looking at the plans and sketches of Bang & Lee’s recent work, Arena Tour - Machine, I was reminded of this novel by Alfred Jerry that I had long forgotten. As some of the motifs of the novel were associated with this work, the wheels of the bicycle in my mind begin to spin, in gear with each other. Arena Tour - Machine is a complex large scale installation, composed of three screens, a camera, a monitor, and so on. It occupies a part of the exhibition hall, which is a round shape to serve as the stage. The audience is naturally drawn to this stage and experiences the work inside of it. The stage is designated by such devices as a monitor and lighting and the cameras which are placed inside the stage, facing each other, produce eternally delayed feedback images.
The title Arena Tour - Machine means a round-shaped stage or playing field where sports events take place. The artist’s choice of the title, ‘arena,’ the central area of an ancient Roman amphitheater, neither the stage as a performing stage nor a theater, is to highlight the placeless of the world as a fierce battle ground. It also implies that the viewers looking at themselves in the arena are in a double state, that is, that they are both an actor standing in the stage and a player in the arena. This essential form of the arena and the overheated energy suggested by it is related to the state of permanent rotation as the movement embedded in the whole work. On the other hand, the triangle shape which basically forms the wall and floor of the arena symbolizes repetition. This fractal set, in which a smaller structure endlessly repeats itself in exactly the same was as a larger structure does, showing the analogy and circularity of the patterns found in the microscopic and macroscopic worlds, is closely connected with the idea underlying this work.
In the artist note for this work, there is an article about ‘revolution on wheels.’ They explain that the etymology of the term ‘revolution,’ a combination of a Latin word meaning ‘to rotate,’ ‘to roll,’ and a prefix meaning ‘again,’ implies ‘completing an entire cycle and return to the original position or condition.’ And they added that “locomotive of history or revolution has wheels. The wheels are interlocked with one another through fine devices and their cogs gear smoothly. The generators and motors move the wheels, speeding them up. This revolving and advancing power keeps us going forward, but is unable to stop, maintaining this speed and restraint, until the line is changed.” A huge revolution may seem to lead the world to progress in a linear way, but in fact, only rotates on a single line. Arena Tour - Machine is a miniature to represent human beings who consume their own image in the world that marches forward but perpetually gets back to the original place, accumulating only frictions, in this way.
The 20th century scholars and artists previously interpreted the perpetual movement and rotation described in Alfred Jarry’s novel as the anticipation of explosion caused by the idling and overload in capitalism. Recently, it seems to me more and more that we are standing in the age in which all of these results are shown on the surface. Seoul of 2016, where frustrations and expectations take turns repeatedly, indicates that the tragedy of history repeats itself in long and short cycles, just like fractals or revolving movement. In this world of an infinite loop, Arena Tour - Machine, the images of the audience, created by splendid lighting and permanent rotation, disappear as soon as they gather. Can those who are trapped before the camera and TV gain a certain awareness of reality? Can they dream of escape?